개혁교회 성경해석학 개론(기고문5, 결론 포함)
7. 신구약성경의 문학적 특징
신구약성경의 작가들과 시인들(1)
요약
성경을 읽을 때, 형식적으로는 논픽션으로 인식될 만한 것을 찾아 보기 힘들다. 오히려 독자들
은 쉽게 잘 다듬어진 이야기와 시를 접하게 된다. 다시 말해, 현대 역사가, 과학자, 철학자(또는
신학자)들이 쓴 직설적 표현의 산문보다 오히려 훨씬 문학적인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학자들 간에 성경의 문학적 본질에 대한 연구가 가장 주목을 끄는 관심사로
등장했다. 이 기간 동안 문학비평(literary criticism) 또는 미학비평(aestetic criticism) 이라 불
리는 본문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세속 학문의 통찰, 태도 및
연구방법을 성경 문학 연구에 적용하는 것으로서, 성경의 문학적 본질을 명확히 밝혀준 점에서
복음주의자들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다.
물론, 한편으로 동시에 이러한 문학적 비평은 성경의 교리에 잠재적인 위협을 주기도 했다. 현
대 문학 접근법은 문학의 대상에 대한 사실 진술 기능들을 부인하거나 제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학적 비평으로 인하여, 전통적 비평주의와 복음주의는 모두 역사성의 문제(question of
history)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세속적 문학 비평에 의하면, 문학의 뚜렷한
특징은 ‘허구성’, ‘조작성’, ‘상상’ 등으로 요약된다. 예컨대, 창세기를 순수하게 문학작품으로 본
다면, 창세기를 역사의 왕국 밖으로 추방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문제의 요점은 신구약성경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정형화되지 않은 사건의 기사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반틸의 말대로 그러한 객관성은 불가능하며, 그런 맹목적인 추구는 논리적으로
불가하다. 다시 말해, 기록자 및 관찰자의 해석이 가미되지 않은 역사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문학 작품은 저자와 독자 사이의 의사 소통 행위로서, 본문은 의도된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의사 소통에 있어서 송신자와 수신자는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다. 곧, 신구약성경
의 저자는 의례적인 형식을 통하여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신호(signal)로써 보낸다.
그렇다. 성경 저자는 우리가 사건을 보는 길을 인도하며, 우리는 구성 분석(plot analysis), 저
자 연구(narrator studies), 인물 연구(character studies), 관점 분석(point-of view analysis)
등이 성경 주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해야 한다. 곧, 이 모든 것이 세속 문학 비평 이론
이지만 일반 은총의 열매로서 하나님의 말씀의 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즉, 문학 비평의 유익과
필요성이 충분하다.
예컨대, 신명기가 계약의 형식으로 쓰여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형식에 맞는 방식으로 독자
가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성경의 반복을 접하게 될 때, 이것은 여러 자료로부터 편집했다
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문학적 의도로 강조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된다. 곧,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성경을 문학장르로 인식할 수 있고, 당연하게도 본문을 제대로 해석하고자
이러한 명확한 문맥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신구약성경의 많은 부분이 설화와 시문으로 이루어진 문학이다. 그리고 성경
의 문학양식으로서의 긍정적인 기능 두 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소원(defamiliar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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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유리(distanciation)의 개념으로 성경을 논의할 수 있다.
이 2가지 개념은 예술의 기능을 “지각의 갱신(renewal), 새로운 빛과 새롭고도 보이지 않는 방
법에 의해 홀연히 보이기”로 묘사하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로부터 제기되었다. 예를 들어 ‘네 이웃
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중 어느 것이 ‘이웃 사랑’이라는 명령을
더욱 생생하게 와닿게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곧, 문화양식으로서 성경의 기능은 ‘이웃 사랑’
에 대한 전인격적 호소를 가능케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다시 묻는다. ‘문학적 기교도 진리일 수 있는가?’ 그 대답은 예스(yes)이다.
성경이 문학이냐 역사냐라고 묻는 것은 잘못된 이분법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성경은 양자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며, 그 이상이다.
문학 비평(2)
요약
먼저, 역사비평은 본문의 의미를 저술과정(본문의 역사)에만 집착하여, 본문에 대한 이해의 지평
을 너무 과거(역사)에만 치우쳐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성경을 실증주의적 역사관에 근거하
여 이해함으로써, 안타깝게도 주로 성경(계시)의 역사성을 거부하는 쪽으로 탐구되어 왔다. 물론,
역사비평은 하나님의 계시와 교회의 책으로 받아들여온 성경을 철저히 인간의 저작물로 이해하기
에, 그것의 저술과정을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순기능도 가졌지만 말이다.
핵심적으로 역사 비평의 한계는 본문의 의미를 본문 배후의 세계에 대한 탐구나 저술 과정에
집중하여, ‘최종 본문’이 가진 의미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이에 반발해 발전한 문학비평은 해석자로 하여금 보다 ‘최종 본문’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다. 즉, 문학비평은 해석자의 손에 가장 확고한 자료로 존재하는 (최종)본문의 언어와 스타일과
형식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본문의 의미를 건설하는 데 그 관심을 집중한다.
문학비평은 역사비평과 달리 신구약성경을 기록한 사람들을 단순히 다양한 전승들의 수집자
(collector)나 편집자(editor)로 보기보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본문을 기술한 저자(author)로
이해함으로써 본문의 최종성(finality)과 전체성(totality)과 통일성(coherence)을 강조한다.
여기서 최종성이란 본문의 역사(기원과 전승)에 대한 탐구보다는 본문의 현재 형태를 ‘있는 그대
로(as it stands)’수용함을 의미하며, 전체성과 통일성이란 본문을 단순히 상이한 전승들(혹은 자
료들)의 집합체나 모음집으로 된 통일성이 없는 형태의 책으로 여기기보다 저자의 의도에 의해
일관성있게 저술된 책(작품)으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1. 문학비평의 형태들
A. 신비평(New Criticism) – 오직 본문 자체의 철저한 분석을 통하여 탐구한다. 신비평은 본문
자체 내에서만 그 의미를 찾는 일종의 ‘닫힌 읽기(closed reading)’를 지향한다. 이 방법은 본문
(text)을 ‘자충(자율)적인 구조’나 ‘닫힌 세계(closed world)’로만 이해함으로써 본문을 저자로부
터 완전히 독립된 별개의 의미 세계로 접근한다.
B. 구조주의(Structuralism) - 이 방법은 본문의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본문의 구조와 형태에
대한 탐구로 한정짓는(예컨대, 본문의 표층 구조의 의미를 지배하고 결정하는 일종의 문법과 구
문 등)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본문의 심층 구조(deep structure)에 대한 탐구는 심층 구조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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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통괄적 기호를 규명하는 결과를 낳는다.
C. 수사학 비평(Rhetorical Criticism) - 뮬렌버그에 의해 성경학 분야에 소개된 수사학 비평
은 비평적 해석 방법과 매우 공통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이는 본문 자체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문학장치들(예컨대,화자의 전환과 중심단어들의 반복과 같은 수사학적 표식
들(rhetorical markers)을 찾기)을 찾으려 하며, 후대의 다양한 문학적 비평방법으로 발전한다.
D. 독자반응비평(Reader-response Criticism) - 이 해석방법은 특정 본문의 의미를 산출하는
데 있어서 본문을 이해하는 독자의 역할에 집중한다.
E. 서사비평(Narrative Criticism) - 서사비평은 주로 성경의 서사적 본문(biblical narratives)
에 대한 문학-비평적 연구를 가리킨다. 이는 내러티브의 구성 요소인 스토리(story : what, 본문
의 내용)와 그것이 전달되는 담론(discourse : how)을 탐구하는 문학적 해석방법으로서, 내러티
브의 내용(what)인 사건, 인물, 배경, 그리고 그것들의 상호작용인 플롯으로 이루어진 스토리를
탐구하며, 그 스토리가 저자에 의해서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되었는지에 대한 내러티브의 수사
학을 다룬다.
곧, 서사비평은 앞선 문학비평들을 통합적으로 그리고 완성적으로 다루되, 그것들을 서사
(narrative)로 수렴시킨다. 그렇다. 이는 본문의 내용인 스토리에 대한 탐구와 함께 청중(독자)에
대한 저자의 특별한 의도를 본문에 나타난 문예적 특징들과 형식들을 관찰함으로써 곧, 저자의
다양한 담화 기술들과 수사적 전략들(narrative techniques & rhetorical strategies)을 통해
작품의 의도와 의미를 찾는 해석 방법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이는 서사(narrative)라는 테마로 다양한 청중들의 관심이나 상황에 의해 산출되는
해석적 가능성들(독자반응비평)을 열어두는 동시에 본문 자체가 독자로 하여금 본문이 의미하는
바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안내인(제약)이 되도록 유도한다.
2. 신약 연구에서의 서사비평
2023년 현재 신약성경의 서사비평은 복음서와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에 대한 연구에 집중된다.
서사비평은 먼저 본문을 중심으로 저자와 독자와의 관계를 다루는 데 이러한 관계는 역사비평에
서 말하는 실제의 역사적 저자나 역사적 독자와의 관계를 다루는 것과는 달리 본문 안에 내포된
저자와 독자(implied author & implied reader) 혹은 해석자(narrator)와 청자(narratee)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다 세밀하게 탐구한다. 곧, 독자는 철저히 본문 안에 한정된(restricted) 또
는 내포된(implied) 독자(reader) 또는 청자(narratee)로서 본문을 읽어야 한다.
A. 의사 소통의 서사적 단계들에 대한 이해 – 서사적 본문이란 다양한 의사소통의 서사적 단계
들(narrative levels)을 가진 본문이다. 그러므로 서사비평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의사소통의 서사
적 단계들이 어떻게 본문 안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지를 탐구하도록 요구한다. 당연하게도 서사적
본문은 각각의 다양한 의사소통의 서사적 단계들을1) 각각의 의도된 다양한 서사적 단계들 안에
서 이해해야 한다.
B. 서사비평이 추구하는 3가지 해석 형태와 그 특징들
① 서사적 세계의 중요성 : 서사적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물과 배경과 사건을 가리킨다.
② 해설자의 역할과 관점에 대한 고려 : 본문의 서사적 세계란 저자 또는 해설자가 저술과정에
서 본문 속에 구축하거나 투사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해석자는 본문 속에 해설자의 강조점과 가
1) 김영호, 누가복음 새로 읽기, 한들, 2006,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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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판단을 암시하는 방법들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③ 해석자의 역동적인 읽기 경험의 필요성 : 서사적 세계란 저자가 만든 사물이며, 해설자의 강
조점과 평가에 따라 이해되어야 한다. 이때, 해석자의 읽기 경험은 해설자(또는 본문)와 독자 간
의 상호반응과 대화 수준을 결정한다. 이에, 해석자는 다양한 읽기 경험을 쌓아, 본문의 서사를
올바로 이해하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C. 스토리 세계 혹은 작품 세계(narrative world)에 대한 이해
신약의 서사적 본문인 복음서, 사도행전, 바울 서신은 단순히 1세기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지중
해 연안의 그리스-로마세계를 알려주는 역사적 문서로 기록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각 성경을 수신하는 ‘신앙 공동체의 신앙적 진작’을 위한다. 즉, 각 성경은 각 저자에 의해 건설
된 고유한 서사적 세계(narrative world)를 가진다.
대표적으로 복음서의 경우, 예수님의 생애를 서술하는 과정에 있어서 신앙 공동체로부터 전수받
은 구전들(예수에 대한 수많은 생애 사건들)을 전통적(혹은 계시적)인 신앙에 근거한 저자
(author)의 관점과 의도에 따라서 나름대로 그것들을 선별(collection)하고 재배열
(rearrangement)하고 어느 정도 문학화(literalization)하는 과정을 가졌다.(눅1:1~4,
20:30~31) 이에, 하나의 사실을 각기 다른 복음서에서 각기 다르게 서사하게 되었다.
이에, 서사적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 결론적으로 3가지가 요구된다.
요
첫째, 서사적 본문에서 플롯(plot)이 서사적 세계를 구성하고, 그 세계에 의미의 지침을 제공하
므로 플롯에 대한 이해는 서사적 본문을 이해하는 근본적인 과제이다. 다시 말해, 플롯을 통일성
을 제공하는 원칙으로 이해하는 것이 의미전달 과정의 모든 부분(저자, 본문, 독자)을 다루는 우
리 개혁교회의 서사-평적 해석방법에 적합하다. 물론, 플롯을 발견하거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독
자의 능동적인 역할이 배제될 수도 없고, 배제해서도 안 된다.
둘째, 서사적 본문에서 배경(background)은 본문의 사건의 시공간적 그리고 사회적 위치를 알
려준다. 가령, 신약성경에서 어떤 서사적 본문이 한 사건 혹은 장면을 소개할 때, 그 사건이 산
에서(소명 기사나 계시적 사건)나 바다 혹은 들판이나 광야에서 발생할 때(이적 기사) 그 사건의
주제와 의미를 어느 정도 한정된다.
그러므로 성경의 스토리 속에 언급된 배경은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게 플롯에 기여
하거나 또는 주제를 한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즉, 배경은 여러 삽화들을 연결시켜주고 그 구조
를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플롯에 맞추어 스토리의 주제를 강하게 강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므로 서사비평에서 배경에 대한 탐구는 전체적인 플롯의 구조를 근거로 해서 진행되어져야
할 뿐만이 아니라 주제와 관련하여 논의될 필요가 있다. 특별히 배경은 서사적 세계에서 플롯과
인물형성 분위기나 무드와 관련하여 ‘다중적 기능(multiple function)’을 갖고 있는데, 구체적으
로 그러한 기능으로서 갈등을 유발하고 한 인물 내의 특성을 드러내거나 행위에 대해 상징적 설
명(때로는 아이러닉한 설명)을 제공하기도 한다.
셋째, 서사적 본문에서 인물(character)의 묘사(describing)는 ‘저자가 등장인물들에 대하여 말
하거나(telling), 등장인물들이 말한 것, 행한 것, 그리고 다른 등장인물들이 그들을 인식하고 반
응한 것을 통하여 그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showing), 등장인물들을 스토리 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과정’으로 작용한다. 곧, 작중의 인물들은 저자가 구성하고 있는 서사적 세계 혹은
더 좁혀서 말하자면 플롯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구체적으로 서사적 본문에 대한 인물 연구 혹은 인물 분석은 먼저 저자의 인물묘사
(characterization)를 관찰하는 일로 시작하여, 인물 자체의 특성들(trait)을 연구하는 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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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의 인물들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 그리고 사건 가운데 참여자(participant), 특히 주제적 참
여자(theme participant)로서 연구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당연히, 이 모든 연구는 서로
상호 연관성 가운데 저자의 작품 세계와 그것의 플롯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D. 내러티브의 수사법에 대한 이해
서사비평을 마무리하며, 직접 수사법과 간접 수사법이라 부를 수 있는 수사학적 전략 2가지를
살펴보겠다.
먼저, 직접 수사법은 W. Booth가 ‘신뢰할 만한 해설’이라고 부른 것으로서, 청자의 생각과 이
해를 지도하기 위해 해설자가 상대적으로 분명하고 결정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는 설명적이고 삽입
적인 ‘언급 또는 목소리’를 의미한다.
이어, 간접 수사법은 Booth가 ‘아이러니의 수사법’이라고 부른 것으로서, 스토리 속의 인물이
말하거나 행하는 것 또는 스토리 속의 사건이나 상황을 구조화하고 플롯으로 짬을 통해, 해설자
가 간접적으로 채용하는 수사적 전략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아이러니, 비유, 파라독스, 모호한 의
미를 지닌 표현 등 다채로운 문학기법이 있다.
결론 : 해석자의 겸손과 노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성경 해석
대게 해석자(독자)들은 2가지 죄에 쉽게 빠진다. 하나는 교만이며, 다른 하나는 태만이다.
첫째, 교만은 해석자가 정확한 의미를 회복(또는 발견)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기 전에
벌써 정확한 의미에 도달한 것처럼 생각하도록 부추긴다. 전형적으로 교만은 본문의 메시지를 경
청하려 하지 않는 태도로 귀결된다. 교만은 피조물인 독자의 유한성을 무시한다.
둘째, 태만은 성급하게도 해석자에게 해석학적 불가능성을 주장한다. 전형적으로 태만은 본문의
메시지를 깨닫기 위한 그 어떤 노력을(혹은 처절하리만큼 요구되는 분석 의지를) 기울이지 않도
록 한다. 곧, 태만은 피조물인 독자의 책임성을 무시한다.
이에, 필자는 성경 해석자에게 요구되는 바를 ‘겸손과 노력’으로 정리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해석자는 피조물이라는 실질적인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해석자는 ‘텍스트 의미의
창조자가 아니라 텍스트 의미의 수용자’이다. 게다가, 해석자는 텍스트를 인식하는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항시 열어두어야 하기에, ‘겸손’을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겸손’은 해석자에게 자신의 책무를 온전히 감당하고도록 ‘노력’을 요구한다. 곧, 해석자
는 텍스트 의미를 듣기 위해, 하나님께 귀를 세우며,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자신이 동원할 수 있
는 모든 의지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그 노력의 범주에 관해, 성경을 문학적 장르로 해석해야 함을 지적하고 싶다. 이는 성경
저자들에게 그들의 텍스트에서 전개한 논의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도록 요구하며, 그것의 전체적인
정합성을 제시하도록 강제한다. 곧, 해석자는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자신에게 요구되는 각종 문
학적 접근방법들을 성경에 사용하고, 그것을 해석학적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밀려 오는
사역들로 인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말이다. 아무쪼록 나부터 하나님께 텍스트 의미를
알고자 최선을 다해 간구하여, 개혁교회 그리스도인으로서 시대적 상황과 시대적 소명을 부끄럽
지 않게 감당하였노라 아뢸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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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은 인식론(즉, 우리 하는 비판적 합리성)에도 중요하며, 윤리학(즉, 타자들에 대한 우리 자신
의 책무를 인정하는 책임의식)에도 중요하다.
겸손은 교만을 퇴패시킨다. 해석자란 임을 인정함으로써, 겸손은 해석학의 목적과 목표들에 대하
여 현실적이다. 그래서 겸손은 해석학적 실재론의 자연적인 동지다. 또한
간단히 말해서, 겸손은 우리가 뜻을 잘못 해석할 수도 있음을 계속해서 해석자에게 일깨워 주는
덕목이다. 좀더 적극적으로는 겸손은 독자로 하여금 만들 수 있다. 루이스는 한 유명한 구절에
서 그와 같은 해석적 ‘케노시스’를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문학을 읽는 동안, 나
는 천 명의 사람들이 되면서도 여전히 나 자신으로 남아 있다........ 자, 나는 예배 가운데서 사
랑 가운데서 도덕적 행위 가운데서 그리고 앎 가운데서 나 자신을 초월하는데 그런 중에도 나는
결코 나 자신 그 이상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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